신입사원
Diary 2006. 11. 15. 02:13일본여행을 위해 환전하면서 생긴 일 이다.
인터넷으로 환전을 신청했으니까 신분증으로 조회해서 찾으면 될거라는 생각으로
프린트도 안하고 신청번호도 안 적어서 갔다.
나를 맞이한 은행창구 남자 직원이
"신청번호 적어오시던지 프린트된 것이 있어야지 환전할 수 있습니다."
"제 인터넷 뱅킹 아이디 같은걸로 조회해서 보면 알수 있을텐데요?"
내가 좀 세게 나온다 싶었는지 옆에 있는 선배 직원에게 가서 물어보더니
"신분증으로 조회가 된다고 하네요." 라고 말하는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그 직원의 이름표 '신입행원 아무개'
더딘 일처리에 살짝 짜증이 났었는데 그 이름표를 보고나서
내가 리스회사에 입사해서 신입사원이던 때가 생각났다.
나도 그땐 손님들이 내가 잘 모르는걸 물어오면
내가 맞다고 우기기도 하고 당황하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그 사람의 모습에서 어쩌면 옛날 내 모습을 본건지도 모르겠다.
나름대로 빼곡하게 받아 적은 매뉴얼 같은 수첩을 찾아보면서
느리지만 내가 요청한 것을 처리하느라고 애쓰는 모습...
열심히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내가 조금더 기다리면 되지 뭐...'
모르는 사람인데도 왠지 술한잔 사주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힘내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세요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잘난척 하는것처럼 보일까봐 차마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지만...
내가 마음의 여유를 가지니 더 많은 것을 느낄수 있는듯 하다.
아직 내가 올챙이 시절을 잊어버리지는 않았나 보다.
비록 아직도 멋진 개구리가 되지는 못했지만...
조금 미숙하더라도 열심히 하려는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노력하면 언젠간 잘할수 있을거예요. ^^